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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컨설턴트

無 念 無 想 2007.02.25 13:58
우리 프로젝트에는 많은 외국인 컨설턴트가 들어와 있다.

프로젝트의 성격 자체가 Global을 지향하다보니 선진 기술과 프로세스의 경험이 있는 외국인 컨설턴트의 투입은 필수적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와 같이 외국인 컨설턴트와 국내 컨설턴트가 뒤섞여서 일을 하다보니 문화나 사고 방식 등 여러 면에서 차이가 있고 이러한 차이로 인해 재미있게 일을 하기도 하지만 어려운 일을 겪게 되는 경우도 있는 것 같다. (프로젝트 내에서는 외국인 컨설턴트를 글로벌 컨설턴트, 국내 컨설턴트를 로컬 컨설턴트라고 부르기도 한다.)

내가 담당하고 있는 분야는 시스템 인터페이스, 포털, 공통서비스 등의 영역으로 글로벌 컨설턴트와 직접적으로 일을 하는 경우는 없다. 하지만 업무의 범위가 다양하게 펼쳐져 있기 때문에 깊지는 않지만 다양한 방법으로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있으며 그 과정에서 내가 느낀 글로벌 컨설턴트의 느낌에 대해 몇 가지 적어보기로 하겠다.

R&R의 명확한 준수
글로벌 컨설턴트들은 대체로 R&R 을 정확히 준수하는 것 같다. 즉 자기가 할 일과 다른 사람으로부터 도움을 받아서 처리해야 할 일, 나와는 관계가 없는 일을 정확히 구분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과의 업무가 겹치거나 누수로 인한 혼란이 비교적 적은 편이다. 좀 심하게 이야기하면 R&R 이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 대해 이해를 하지 못하며 자신의 일이 아닐 경우는 철저히 관심 밖이다. 하지만 자신의 업무일 경우는 집요할 정도로 철저히 수행하는 경우가 많다.

요청은 정당하게. 단, 명확한 근거를 제시하면서
외국인 ERP PM 이 인력계획을 수립한 것을 봤을 때 좀 황당했었다. 듣지도 보지도 못했던 역할을 죽 나열하며 이런 일을 할 사람이 필요하다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게 제시했던 것이다. 물론 이 요청은 거의 4분의 1 수준으로 토막이 난 채로 받아들여졌지만. 여기서 느낀 점은 해야할 업무를 정확히 분석하고 그에 맞는 MM를 산정하며 그에 따른 인력수급계획을 수립할 정도로 일에 대한 명확한 근거를 만든다는 것이다. (사실 너무 당연하지만 한국에서는 가끔 무시되기도 하는 것이 현실이다.)

글로벌 컨설턴트의 몸값은 대부분 국내인력보다 비싸며 PM급은 한달에 보통 대리급 직원의 1년치 연봉을 받는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언젠가 글로벌 컨설턴트 중 PM급 인력이 며칠정도 잔업(?)을 하느라고 오후 7~9시 정도에 퇴근을 약 2~3주 정도 한 적이 있었다. 난 그냥 단순하게 좀 늦어지는 모양이라고 생각했지만 그 글로벌 컨설턴트는 잔업한 시간을 정확히 계산하여 시간외 수당을 별도로 청구했다고 한다. 또한 워낙 기본 인건비가 비싸다보니 시간외 수당 자체도 고액이 될 수밖에 없어 다소 문제가 된 상황이었지만 그 컨설턴트는 그러한 상황조차 이해를 못하고 있었다. 너무나 당연한 청구이자 요구사항이라고 스스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시간준수
그들은 가급적 철저하게 시간을 준수하는 편인것 같다. 보통 프로젝트를 진행하면 늦은 밤까지 야근을 하는 경우가 많고 휴일근무를 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글로벌 컨설턴트는 대부분 늦게까지 일을 하는 경우를 보기 힘들고 보통 업무종료시간+1시간 이내에 퇴근을 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는 8-5제를 한다. 따라서 보통 7시 정도에 사무실을 훑어보면 글로벌 컨설턴트는 거의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다. 물론 이것을 나쁘다고 말할 수는 없다. 주어진 근무시간에 철저히 일을 하고 업무종료 이후에는 휴식을 갖는 것을 뭐라고 할수는 없을 것이다. 다만 국내의 현실은 아직 일의 효율성을 평가하기 보다는 양적인(퇴근시간과 같은) 수치를 평가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국내 현실로 바라보면 다소 개념없는(?) 친구들로 보이기도 한다.

또한 회의시간을 철저히 준수한다. 가끔 글로벌 컨설턴트가 함께 참여하는 회의를 할때 항상 늦는 것은 내국인이었던 것 같다. 물론 그들은 별다른 불평없이 기다리고는 했지만 그들의 사고방식으로는 이해가 안되는 상황일수도 있을 것 같다. 코리언 타임이라는 말은 괜히 있는 말은 아닌 것 같다.

원칙은 원칙
일을 하다보면 원칙은 이러이러하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우므로 원칙과 다르게 일이 진행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모든 글로벌 컨설턴트가 원칙론에 입각한 사고방식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겠지만 지금은 돌아간 ERP PM은 철저한 원칙주의자였던 것 같다. 회사의 현실을 고려하여 일부 프로세스를 변경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을 때 절대로 SAP의 표준 프로세스를 변경할 수 없다고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았던 것이다. 물론 이 일로 인해 많은 마찰이 있었고 그는 이와 같이 하려면 왜 자신을 불렀느냐, 표준방법론을 적용하기 위해 자신을 고용한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를 했다고 들었다.
 
스타벅스 커피도 인사동에서는 한글로 된 간판을 달았다고 한다. 이는 영어로 된 간판을 다는 것이 원칙이지만 한국적인 정서에 맞게 현실을 수용한 것이다. 과연 그 ERP PM이 한국적 정서(현실)에 맞게 자신의 의견을 굽혔어야 했는지, 그의 의견을 따라 무조건 표준 프로세스(선진 프로세스라고 하는)에 맞추었어야 하는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물론 이러한 일은 어느 누구의 잘못이라고 잘라 말하기는 어렵다. 프로세스를 변경하는 것이 최상의 선택이었을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기 때문이다. 물론 그 결과는 프로젝트 종료 뒤에 자연히 드러나겠지만.


그럼 배울 것만 있는가? 
그럼 글로벌 컨설턴트는 모두 합리적이고 열성적으로 일을 하며 그들의 관점에서는 후진국(?)일 수 있는 우리에게 항상 모범만 되는 것일까? 그렇지는 않다. 그들도 우리와 마찬가지로 매사에 비판적인 사람도 있고 대안이나 해결방법을 제시하기 보다는 문제점만을 나열하는 친구도 있었다. 또한 근무시간 중 끼리끼리 모여 사담(영어로 하기 때문에 사담인지 일을 하는 것인지는 판단하기 어렵지만)을 하며 약간은 Free 한 모습을 보일 때도 있었다.

또한 기본적으로 언어의 소통에 문제가 있기 때문에 일을 진행하는 속도가 느려진다는 단점이 있다. 많은 사람들이 처음에는 가벼운 영어로 의사소통을 하다가도 공식적인 이야기가 시작되면 통역을 불렀다. 좀 불편하더라도 명확한 의사소통을 위해서는 통역이 있는 편이 안전하기 때문이다. 이 문제는 개인의 능력(언어)에 따라 달라지기도 하겠지만 프로젝트 진행 측면에서 보면 어쩔 수 없이 일의 스피드를 늦추는 요인이 될 수 있다.  


글로벌 컨설턴트들이 실제 이 프로젝트에 어느 정도의 기여를 하고 있는지를 평가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 같다. 하지만 그들이 일하고 사고하는 방식과 개념은 충분히 새겨둘 가치가 있을 것 같고 그들의 업무수행방식을 통해 '글로벌'한 마인드를 키우고 프로젝트에 적용시킬 수 있다면 충분한 가치는 있을 것 같다. 다만 개인이 글로벌화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주변 환경(분위기, 업무수행방식 등)이 함께 변화하지 않는다면 부조화로 인해 더 큰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함께 일했던 글로벌 컨설턴트들. (영국, 호주, 헝가리, 인도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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